🔍 핵심 요약
- TSMC는 0.55 High-NA EUV 장비의 양산 도입 시점을 2029년 이후로 공식 연기하며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함.
- 케빈 장 부사장은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천문학적인 비용 대비 낮은 경제성이 도입 유예의 핵심 원인임을 밝힘.
- 기존 0.33 NA 장비의 멀티 패터닝 고도화를 통해 1.6나노(A16) 공정까지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는 분석임.
상세 분석
High-NA EUV 기술적 난제와 비용 문제
반도체 노광 장비 독점 기업인 ASML이 개발한 0.55 High Numerical Aperture(High-NA) EUV 장비는 차세대 2나노 이하 미세 공정을 위한 꿈의 장비로 불립니다. 수치구경(NA)을 기존 0.33에서 0.55로 높여 해상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장비는 대당 가격이 3억 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달하며, 기존 장비와는 완전히 다른 빔 전달 구조와 마스크 설계가 요구됩니다.
TSMC는 이러한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2026년 4월 27일 북미 기술 심포지엄을 통해 해당 장비의 양산 라인 배치를 2029년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습니다.
TSMC의 경제성 우선 전략과 ‘무어의 법칙’ 해석
TSMC의 글로벌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 케빈 장(Kevin Zhang)은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경제적 타당성’이 결여된다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TSMC는 현재 운용 중인 0.33 NA EUV 장비에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 기술을 결합하여 1.6나노급인 A16 공정까지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이는 고가의 신규 장비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을 줄여 고객사들에게 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입니다. 특히 모바일 및 AI 칩 제조사들이 비용 상승에 민감한 상황에서 TSMC의 이러한 ‘수익성 방어’ 기조는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인텔과의 전략적 대비 및 시장 영향
반면 인텔(Intel)은 High-NA EUV 1호기를 선점하며 이를 ‘인텔 14A’ 공정에 조기 투입하여 TSMC를 추월하겠다는 ‘기술 선점’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TSMC는 인텔의 이러한 행보를 인지하면서도, 장비의 성숙도와 수율(Yield) 안정성을 확인한 뒤 도입하는 ‘패스트 팔로워’적 관점의 설비 투자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2029년까지의 유예 기간 동안 TSMC는 기존 인프라를 극한까지 활용하며 이익을 극대화하고, High-NA 기술이 충분히 검증된 시점에 전환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이는 파운드리 업계의 기술 경쟁이 단순한 ‘최초’ 타이틀 경쟁에서 ‘누가 더 효율적으로 양산하는가’의 싸움으로 변모했음을 시사합니다.
시사점
TSMC의 High-NA 도입 유예는 기술적 한계 때문이 아니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철저한 경영적 판단입니다. 인텔이 장비 선점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공격적 도박’을 하고 있다면, TSMC는 이미 확보한 압도적 점유율과 수율 우위를 바탕으로 ‘지키는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2029년 이전에 경쟁사가 High-NA를 통해 혁신적인 성능 향상이나 비용 절감을 조기에 달성할 경우, TSMC는 기술 리더십에 대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결정은 차세대 공정의 핵심이 장비 그 자체보다 ‘공정 레시피’의 최적화에 있다는 TSMC의 자신감을 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