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요약

  • 일본 정부는 자국 내 안정적인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라피더스(Rapidus)의 2nm 공정 개발 지원과 더불어 레거시 공정 시설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확대함.
  • 자동차, 가전, 산업 기기에 쓰이는 성숙 공정(28nm~65nm)의 국산화율을 높여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포석임.
  • 경제 안보 차원에서 반도체를 단순한 부품이 아닌 국가 전략 자산으로 관리하며, 범정부적 차원의 금융 및 인프라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음.

상세 분석

일본 반도체 전략의 대전환: 첨단 기술과 레거시 안정성의 동시 확보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완전한 부활을 위해 더욱 정교해진 지원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14일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최첨단 공정 기술인 라피더스(Rapidus)의 2nm 프로젝트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유지함과 동시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레거시(Legacy) 반도체’ 생산 시설에 대한 보조금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첨단 기술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큼이나, 실제 산업 현장의 근간이 되는 성숙 공정의 안정적인 확보가 국가 안보에 직결된다는 전략적 판단에 근거합니다.

그동안 일본의 반도체 정책은 삼성전자나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첨단 로직 반도체 국산화에 자원을 집중해 왔습니다. 하지만 팬데믹 당시 겪었던 차량용 반도체 대란을 통해, 28nm, 40nm, 65nm와 같은 구형 공정 칩의 부재가 전체 제조업 공급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자국 내에서 레거시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노후 설비를 교체하거나 생산 능력을 증설할 때 제공하는 보조금 요건을 대폭 완화했습니다.

이는 르네사스(Renesas), 로옴(ROHM), 미쓰비시 전기 등 기존의 강점 있는 기업들을 다시 한번 내수 공급망의 핵심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입니다.

일본의 이러한 행보는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아닙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해외 공급처(특히 대만이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 ‘완결성 있는 국내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일본 내에서 원재료(소부장)부터 전공정, 후공정, 그리고 레거시부터 첨단 칩까지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될 경우, 일본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강력한 협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는 경제 안보를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치환하려는 일본식 반도체 르네상스의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시사점

일본의 이번 정책 확장은 ‘첨단은 미래를 열고, 레거시는 현재를 지킨다’는 명확한 철학을 보여줍니다. 라피더스가 성공하더라도 레거시 공급망이 붕괴되면 일본의 자동차 산업은 위태로워집니다. 따라서 이러한 투트랙 전략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자국 제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도 영리한 안보 정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